업황 부진에 빠진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발 호재로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최근 철강재 감산을 발표했고 대규모 토건 사업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중국 내 철강 수급이 개선되면 저가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25일 철강 시장 분석 업체 스틸 오르비스는 지난 19일 기공식이 진행된 브라마푸트라강(중국명 야루짱부강) 하류 수력 발전 프로젝트에 총 200만톤(t) 이상의 철강재가 사용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인 중국 후베이성 싼샤댐의 건설 당시 모습./조선DB

야루짱부강댐의 연간 전력 생산량은 기존 최대 수력 발전소인 싼샤(三峽)댐의 3배가 넘는 3000억㎾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싼샤댐 건설에는 약 60만t의 철강재가 쓰였는데, 이를 근거로 예상한 것이다.

철강재 200만t은 지난해 중국 전체 철강 소비량 8억6900만t의 2% 수준이다. 스틸 오르비스는 중국이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철강재 구매에만 25억달러(약 3조4388억원)를 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2023년부터 광저우 지하철 8호선 연장 공사(사업비 약 4조5000억원)를 진행 중이고 올해 1월에는 중국~우즈베키스탄 철도 사업을 착공했다. 철도 사업은 11조7000억원 규모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철강재 감산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지난 3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철강 생산량을 줄여 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 생산량은 5억1480만t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재 규모도 올해 상반기 406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다. 업계는 중국이 올해 약 5000만t의 조강 생산을 감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생산량을 줄이고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 그만큼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 철강재가 줄어 업황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