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이 캐나다에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현지에 기자재 공급망을 확보했다.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 입찰전을 앞두고 현지 정부, 기업과 협력을 넓히려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햅번엔지니어링(Hepburn Engineering)과 해상 보급 장비(RAS·Replenishment at Sea) 시스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백만 달러 규모로 전해진다.
RAS 시스템은 주로 군사 작전 중에 군함이 해상에서 물품을 받아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액체·고체 화물, 유류 등을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설비나 시스템을 통칭한다. 햅번엔지니어링은 전 세계 8개 국가의 해군에 RAS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햅번엔지니어링은 한화오션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의 2차 군수지원함(AOE-II)에 RAS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AOE-II의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화오션은 2028년 12월까지 AOE-II를 해군에 인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 이후 한화오션이 캐나다 방위 산업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 정부는 외국 기업이 캐나다 기업과 방위 관련 계약을 체결할 경우 세금 혜택을 주는 산업기술혜택제도(ITB·Industrial Technology Benefits Program)를 시행하고 있다. 대신 계약 금액의 일정 부분을 현지에 다시 투자해야 한다.
한화오션 이사회는 지난달 23일 캐나다 지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3000톤(t)급 잠수함 8∼12척이 발주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지사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공식적으로 입찰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한화오션은 이미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방위사업청은 캐나다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는 국내 방산업체가 '원팀'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잠수함 건조 능력이 뛰어난 한화오션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HD현대중공업(329180)이 건조를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