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분쟁이 잠잠해지고 밀어내기 수요(관세 시행 전에 물건을 보내려는 수요)가 줄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해상 운임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출 기업의 비용 부담은 줄게 됐으나 미주 노선 서비스를 막 시작한 해운사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HMM(011200)과 SM상선도 미주 노선 매출 비율이 높다.
25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서안(서쪽 해안)으로 향하는 운임은 1FEU(40ft 컨테이너 1개)당 2772달러로 직전 주 대비 33% 하락했다. 미주 동안 노선 운임 역시 1FEU당 5352달러로 같은 기간 21% 떨어졌다.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 지수인 SCFI도 1869.59로 10% 하락했다.
미주 노선 운임이 하락한 이유는 밀어내기 수요가 줄어든 데다 규모가 작은 해운사도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 분석 기관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에 선사들이 6~7월 투입 예정인 선복량은 지난달 9일 예상 선복량보다 39만7000TEU(약 30%) 늘었다.
국내에서는 고려해운이 지난달부터 미주 노선 서비스를 40년 만에 재개했고, 장금상선은 멕시코로 가는 노선을 개설하며 원양 항로에 처음 진출했다. 미국 수출 우회지로 꼽히는 멕시코로 향하는 운임은 미국 노선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공급이 늘었으나 수요가 미치지 못하면서 운임이 하락했다. 미국 소매협회는 7월 수입 물동량이 213만TEU로 전년 동기 대비 8.2% 하락할 것으로 봤다.
업계에서는 원양 노선에 진출한 해운사들이 적자를 볼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원양 노선에 투입된 작은 배는 큰 배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 수준의 운임이라면 적자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