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제한적 수준에 그친 데 이어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전일 대비 7.2% 떨어진 배럴당 68.5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도 7.2% 급락해 배럴당 71.4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격에 동참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겼지만, 하룻밤 사이 10달러 넘게 빠졌다. WTI 선물 근월물 가격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으로 66달러선, 브렌트유는 68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 배럴당 65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미국과 이란의 사전에 조율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전역으로 군사 충돌이 확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대응조치 이후 소셜미디어에 '우리에게 사전에 알려준' 이란에 감사를 표현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란 우려도 해소됐다. 이 해협은 중동의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이다.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소비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속도를 늦추기만 해도 유가와 선박 운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