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유류 공급 입찰 일정이 다가오면서 SK에너지, 에쓰오일(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업체가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는 안정적으로 국내 물량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저가 입찰이라 수익성이 낮은 게 단점이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입찰 공고는 이르면 다음 달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직전 공고는 2023년 7월 13일에 있었고, 그해 8월 10일에 입찰이 이뤄졌다. 당시 입찰 결과 SK에너지는 올해 9월 30일까지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도로공사 알뜰주유소에, 에쓰오일은 농협 알뜰주유소에 유류 공급을 맡았다.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은 1년 혹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경우 별도의 입찰 공고는 나지 않는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연장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는 이명박 정부가 당시 국제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물가 안정을 위해 도입했다. 한국석유공사 등은 정유사에서 공동 구매 형식으로 유류를 공급받아 알뜰주유소에 공급한다. 알뜰주유소 도입 목표가 유류 가격 안정이었던 만큼, 최저가 입찰로 이뤄진다.
알뜰주유소 판매 가격은 비(非)알뜰 주유소보다 낮은 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내놓은 '알뜰주유소 운영 주체별 가격 인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알뜰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은 비알뜰주유소보다 리터(L)당 20~50원 정도 낮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알뜰주유소는 대량 공동 구매를 통해 기존 주유소에 비해 저렴한 석유제품을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었고,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에 가격 하방 압력을 가해 간접적인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 업체로 선정되면 2년 동안 안정적으로 국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익성이 크지 않아 업계에서는 계륵(鷄肋·큰 쓰임이나 이익은 없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상황이나 물건)으로 여긴다. 공고가 나오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