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가가 에너지 정책을 세울 때 정치 논리를 빼고 실용주의를 택한다. 에너지 정책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마 빌바오 이 레온(Sama Bilbao y Leon) 세계원자력협회(WNA·World Nuclear Association) 사무총장은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빌바오 이 레온 사무총장은 이날 40주년을 맞이한 원자력연차대회에서 기조연설을 맡는다.

그는 스페인 출신으로 국립 마드리드 공대에서 기계공학과 에너지공학을 전공했다. 2018년 OECD 원자력청의 원자력 기술 개발 및 경제 연구 총괄 책임자가 됐고 2020년 9월 WNA 사무총장이 됐다. 사마가 이름이고 빌바오 이 레온이 성(姓)이다.

사마 빌바오 이 레온 세계원자력협회(WNA) 사무총장이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원자력 산업 동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정미하 기자

빌바오 이 레온 사무총장은 "인공지능(AI)이 부상하면서 각국이 원전에 의존할 것"이라며 "원전은 AI 이외에도 항공 산업, 기계 산업이 탈탄소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며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열에너지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각국이 전체 에너지 발전량에서 원자력, 신재생, 화력 비율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실용주의적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하기에 개별 기술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을 봐야 한다"며 "국가별로 다른 자연환경, 에너지 체계, 정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에너지 믹스(Mix·혼합)에 원전을 포함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빌바오 이 레온 사무총장은 원전이 탄소를 내뿜지 않으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9에서 2050년까지 원전 3배 확대 선언에 참여하는 국가가 6개국이 늘어 총 31개국이 됐다"며 "31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원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바오 이 레온 사무총장은 한국 원전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그는 "한국은 원전과 관련한 경험이 풍부하며 기술은 물론 공급망이 잘 확립돼 있다. 다른 나라가 한국의 원전 운영 능력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원자력연차대회의 주제는 '인류를 위한 원자력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계속 운전, 탄소 중립, 인공지능, 에너지 안보, 소형 모듈 원자로(SMR), 방사성 폐기물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과 최신 기술 동향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