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원자력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이 원자력에 관심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원자력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는 의미다. 원자력 산업이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노백식 원자력협회 부회장은 29일 열리는 한국원자력연차대회 40주년 행사를 앞두고 최근 조선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원자력 업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연차행사는 30일까지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다. 원자력 관련 인사가 모여 산업 동향, 최신 기술 등을 공유하고 협력 기회를 도모하는 행사다.

노 부회장은 부산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력(015760)공사에 입사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 분리된 후 해외사업처장, 글로벌전략실장,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09년에는 원자력 국제 협력 유공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았다. 2023년부터 원자력협회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노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노백식 한국원자력협회 부회장./원자력협회 제공

─연차 대회가 40주년을 맞이했다. 어떤 의미인가.

"한국원자력연차대회 40년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원자력의 역사다. 연차대회는 매년 4월 29일에 열리는데, 고리 1호기의 상업 운전 개시일(1978년 4월 29일)을 기념하는 날짜이기도 하다. 지난 40년 동안 연차대회는 국내 원자력계의 주요 의제를 다루며 정부, 산업계, 학계, 국제기구 간의 소통을 담당했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은 큰 사고 없이 47년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경제 발전을 견인해 왔다. 1978년 고리 1호기 상업 운전을 시작으로, 1980년대부터 국산화 노력을 거쳐 원전 수출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올해 기준으로 26기의 원전을 운영하며 전체 전력의 31%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원자력 산업에서 중요한 나라가 됐다. 연차 대회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에 일조했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엔 국제기구 관계자를 초청해 원전의 안전성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전 세계 원전 이슈를 다루며 국내 원자력 산업의 안전성을 높였다고 자부하고 있다."

─올해 연차 대회에서 주목할 요소는.

"(올해 행사는) 원자력 산업계가 당면한 주요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준비했다.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이라는 전 인류적 과제가 대두되면서 원자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으론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큰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연차대회 주제를 '인류를 위한 원자력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Resilience and Versatile Contributions of Nuclear Energy)'으로 잡았다.

구체적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전 운영 ▲원자력의 역할 ▲소형 모듈 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신규 원전 확대 방안 ▲지속 가능한 국내 원전 확대를 위한 고준위 폐기물 관리 등을 빠짐없이 다루고자 했다. 기조 강연 연사로 세계적인 유명 강연 프로그램 테드(TED)의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대표를 초청했다. 원자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공유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원자력산업협회는 어떤 곳인가.

"협회는 원전 산업 활성화를 위한 모든 사업을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원전 분야의 경제적 가치를 이해한 많은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4월로 회원사가 485개가 됐다. 협회는 ▲국내 원전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국내외 원전 산업 네트워크 강화 ▲교육 및 학술 행사 등에 강점이 있다.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원전 산업계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대변하려고도 한다. 올해는 정부와 함께 ▲원자력 생태계 지원 사업 ▲원전 생태계 금융 지원 사업 ▲원전 기자재 선금 보증보험 지원 사업 ▲초격차 스타트업 육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 승인 통계 자료인 '원자력 실태조사'와 국내 유일의 원자력 전문 잡지인 '원자력산업', '원자력연감'등 각종 자료도 발행하고 있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원자력 관련 홍보 활동도 늘릴 예정이다."

─ '2025 국제원자력산업전'의 성과는 무엇인가.

"한국원자력연차대회의 부대 행사로 시작했는데, 국내 최대 규모의 원자력 관련 전문 전시회가 됐다. 한수원과 한전, 한전KPS(05160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국내 원전 주요 기업과 기관은 물론 미국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 프라마톰 같은 해외 기업까지 대거 참여한다.

국내 원전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바이어관을 만들었는데 성과가 쏠쏠하다. 올해는 전 세계 9개국에서 14개사가 참여한다고 신청했다. 지난해 해외 바이어관을 운영하면서 119건의 기업 간 미팅이 성사됐고, 5448억원의 상담 실적이 이뤄졌다. 올해는 그보다 나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