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003490)은 고객, 직원들로부터 사랑받는 항공사가 되고 싶다. 규모보단 질을 고려하고, 고객들의 행복과 안전에 집중하는 항공사가 되겠다."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강서구 본사 격납고에서 열린 '라이징 나이트(Rising Night)'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고유의 태극마크를 현대적으로 바꾼 새로운 기업 이미지(CI·Corporate Identity)를 선보였다. 이번 신규 CI는 40여 년 만에 바뀌는 것이다.
새로운 대한항공 로고가 그려진 비행기도 공개했다. 조 회장은 항공기 도색 과정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 미리 CI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통상 대형 비행기 한 대를 도색하는 데 3주, 소형기의 경우 보름가량 걸린다고 한다. 통합 대한항공 항공기는 250여 대다. 부산에 있는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자체 항공기를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020560) 항공기도 도색할 예정이다. 전체 항공기를 도색하는 데 3~4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 통합 계획 중 에어부산(298690) 분리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기업 결합 후 자회사인 진에어(272450)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3사를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관광 수요가 높은 노선 중심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조 회장은 "LCC 3사가 모두 시스템이 다르기에 합병하는 과정에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 직원들도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은 우리나라 제2 도시로, 신공항이 열리면 더 중요한 곳이 된다. 현재보다 더 중요한 역할 분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 마일리지 통합은 모든 고객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통합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적정 비율로 전환해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통합하기로 했다.
합병 후 독과점 항공사가 되면 항공료 운임이 뛸 것이란 우려에 대해 조 회장은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국 간 공평한 운항을 보장하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현재 인천공항에 50여 개 외항사가 취항해 있는데,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독과점이란 단어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6개월 만에 하겠다고 했는데 4년이 걸렸다. 최종 승인을 들었을 땐 기분이 좋으면서도 책임감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두 달간 업무를 지켜보면서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임해서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선 후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것에 대해선 코로나19 위기로 비유했다. 그는 "항공사엔 원·달러 환율이 가장 중요한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초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쉬운 상황이며 임직원들이 합세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2일부터 새로운 기내식 메뉴,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제철 재료를 활용한 파인다이닝 코스를 만든 게 특징이다. 일등석 기내식에는 세계적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베르나르도(Bernardaud)와 협업해 대한항공만을 위한 식기를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