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앞으로 성장하느냐, 추락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기업인들은 위기의식과 절박감을 느끼고 산업계에 불어닥친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북쌔즈'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고 마냥 기뻐할 게 아니다. 당장 대내외적으로 복합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N&P그룹은 스타트업과 기업을 상대로 한 컨설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이 회장은 30년 삼성맨, 유통업계 최장수 CEO로 불린다. 1970년 삼성 공채로 입사해 비서실 기획, 마케팅팀장, 비서실 신경영팀장(부사장)을 거치며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을 연이어 보좌했다. 1997년부터 삼성물산(028260) 유통부문 대표이사를 맡았고 1999년 삼성과 영국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합작해 만든 뒤 16년간 홈플러스 CEO 자리를 지켰다.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북쌔즈'에서 신간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권유정 기자

이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인공지능(AI), 공급망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고 환경(녹색),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인구 감소, 기업가 정신 후퇴, 저성장 궤도가 맞물리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공급망 대전환을 꼽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우선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 압박이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성장세가 빨라지며 영항력도 커지는 추세다.

이 회장은 "우리만의 공급망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하지 않고는 관세 압박을 이겨내기 어렵다"며 "클러스터 조성, 현지 기업 인수합병(M&A),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반도체, 배터리, 방산, 바이오처럼 경쟁력 있는 기반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협상력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겉으로 보기에는 일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 보이지만 본인이 원하는 걸 분명하게 제시해 어찌 보면 가장 확실하고, 협상이 가능한 상대"라며 "당장의 투자 손해, 지원금 축소 등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해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북쌔즈'에서 신간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넥스트앤파트너스 제공

이 회장은 이어 "내부적으로는 신기술 도입, 경영자 처벌 등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 각종 제재로 과거보다 기업가 정신이 후퇴하면서 공급망 대전환 등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력이 상당히 둔감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삼성 위기론에 대해서도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새로운 기회, 생산능력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 분명하다"면서도 "사법 리스크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에게 너무 제약이 많았고, 반도체 공장을 짓거나, 인력을 충당하는 과정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이 변화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토대로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응해 나간다면 이른바 K경영으로 불리는 한국식 경영이 지닌 특징이 분명 빛을 발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준을 따라가면서도 현지화해 혼용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경영 방식이 합리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