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 가(家)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해 설립한 공익재단 '단빛재단'이 이사진 구성을 마무리하고 실무진 채용에 나서며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부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전액을 출연해 만든 단빛재단은 대한민국의 연성 국력(소프트파워·Soft Power) 제고를 통한 국가 경쟁력·외교력 강화 등을 설립 취지로 두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단빛재단은 최근 권태균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ESG위원장, 권기창 한국수입협회 상근부회장, 여진구 규장(기독교 도서 전문 출판사) 대표, 이여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경영지원 준법감시부 변호사, 이도훈 청조세무회계사무소 대표 등 5명의 이사진이 합류하며 이사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과거 조달청 청장, 아랍에미리트(UAE)·우크라이나·콩고민주공화국 대사, 국가안보보장회의 전략기획관, 아동지원 전문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국제 실무 경력을 갖췄다.
단빛재단은 실무를 맡을 직원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재단은 채용공고를 통해 "학력과 경력에 제한 없이 겸손·성실, 봉사 정신을 기반으로 세계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와 세계인과의 소통 능력,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도전의식과 창의력을 갖추고 열의와 열성을 다해 이웃을 돕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단빛재단은 지난해 4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별세 이후 주식 등 재산을 상속받게 된 조 전 부사장이 같은 해 7월 개최한 공개 기자회견에서 처음 언급됐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상속 재산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 재단을 설립해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8월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으로부터 재단 설립 동의를 받고 관련 절차를 거쳐 9월 단빛재단을 세웠다.
단빛재단은 설립 취지에 대해 "높아진 경제적 위상과 국력에 비해 여전히 한국의 연성국력은 부족하고, 국제 사회 여러 현안에 대한 대응도 소극적이다. 또 사회에서 여전히 소외와 차별, 빈곤 등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 더 밝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라고 밝혔다.
단빛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신희영 전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맡았다. 국내 소아암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그는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 한국 조혈모세포은행협회장,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의 보건의료 발전에 적극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빛재단의 설립자인 조 전 부사장은 이사진 등에 직접 합류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재단에 필요한 자금만 댈 뿐,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본인이 개입하면 외부에서 바라볼 때 자칫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단의 이사진 구성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향후 재단이 진행할 첫 사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재단은 앞서 사업 목표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 ▲국제 개발 사업 및 인도주의적 지원 ▲기후변화 관련 초국경적 사업 참여 ▲사회적 취약 계층 지원 등 네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재단 관계자는 "첫 사업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밝히기 어렵지만 외부에서 많은 제안이 들어왔고, 내부에서도 사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