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가 한화오션(042660) 지분 매각으로 1조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지주사 격인 ㈜한화(000880) 지분을 늘릴지 주목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한화에너지는 현재 ㈜한화의 2대 주주로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한화는 지주사 요건을 아직 갖추지 못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33.95%), 한화생명(088350)(43.24%), 한화갤러리아(452260)(36.31%), 한화솔루션(009830)(36.31%), 한화호텔앤드리조트(49.8%) 등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현재 한화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이며, 한화에너지(22.16%)는 2대주주다. 한화에너지는 작년 7월 공개매수로 한화 주식 389만8993주를 확보했고, 12월에는 고려아연(010130)으로부터 543만6380주를 매입했다.

김 회장과 한화에너지 간 지분율 차이는 0.49%P(포인트)로 한화에너지가 37만여 주 이상만 매입하면 최대주주가 된다. 김동관(4.91%), 김동선(2.14%), 김동원(2.14%) 등 삼형제는 한화 주식을 각자 갖고 있어 삼형제의 합산 지분율은 김 회장보다 크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을 더 늘릴 수 있다. 한화임팩트가 ㈜한화 지분을 사는 건 순환출자에 해당돼 불가능하다. 이번 한화오션 지분 매각으로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는 각각 8904억1100만원, 4095억8900만원을 현금화했다. 한화에너지의 개별 기준 지난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34억원, 한화임팩트도 318억원을 현금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화임팩트가 특별 배당에 나설 수도 있다. 한화임팩트 주식은 한화에너지(52.07%), 한화솔루션(47.93%)이 나눠 갖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한화임팩트 측은 현재는 특별 배당 계획이 없고, 해당 자금을 자체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한화에너지 등의 한화오션 지분을 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 계열사의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을 인수할 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을 부담했다. 이후 한화오션 주주배정 유상증자, 한화정밀기계 유상증자, 넥스트디케이드 지분 확보 등에도 자금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