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방사청)과 국내 주요 방위산업 기업이 중동 국가 공략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이 한국산 무기에 오랜 관심을 보였던 만큼 수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군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시스템(272210), LIG넥스원(079550), 현대로템(064350),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은 17일부터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방산전시회(IDEX) 2025'에 전시관을 마련한다. IDEX는 전 세계 고위급 국방관계자와 65개국, 1350여개 방산업체가 참가하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방산 전시회다.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 방산 전시회 'IDEX 2023' 내 한화 부스에 전시된 천검 미사일. 장갑차 등에 탑재할 수 있도록 지대지미사일로 개조된 형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방사청에서는 석종건 청장과 국제협력관, 일부 사업부장들이 IDEX를 찾는다. IDEX 현장에서 국내 기업과 함께 중동 국가의 주요 정부와 군 관계자들을 만나 방산 협력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석 청장 등 관계자는 이후 이집트로 이동해 K9 자주포 수출 협력을 논의한다. 이집트는 한국의 지상무기와 전투기 등에 오랜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도 자사 핵심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수출을 노린다. 현대로템은 이번 IDEX에서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의 실제 차량을 전시한다. 곧 시작될 K2 전차 4차 양산분에는 국산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의 결합체)이 장착된다. 이 파워팩은 SNT다이내믹스(003570)의 변속기와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의 엔진의 결합체다. 현대로템은 이번 IDEX에서 K2 전차가 파워팩까지 국산화된 만큼, 추후 유지·보수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차량용 차광막 등 중동 기후에 대비할 기술이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KDI는 공격형 무인기(드론)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넘어 이라크 등으로 불똥이 튄 중동 전쟁에서 드론이 주목받은 만큼, 한국산 드론의 수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KDI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서 드론 관련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KDI는 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에 쓰이는 탄약인 230㎜ 유도탄과 무유도탄도 전시한다. 천무는 UAE가 2017년 수입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도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국형 기동헬기(KUH) 수리온이 비행하는 모습. /KAI 제공

LIG넥스원은 방공 무기체계를 IDEX에 전시한다. LIG넥스원은 중동을 수출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2009년부터 중동에서 열리는 방산전시회에 참여해왔다. 국산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II(M-SAM)는 2022년 UAE(3조7000억원),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4조2500억원), 2024년 이라크(3조7000억원) 등 중동 3국에 이미 수출된 바 있다. 이들 국가는 천궁보다 높은 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KAI는 이번 IDEX에서 유무인복합체계(MUM-T)를 홍보할 계획이다. 이라크에 수출된 수리온의 파생형 헬기인 상륙공격헬기 MAH와 소형무장헬기 미르온, 공중발사무인기 ALE를 전시해 유·무인 복합 편대 운용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ALE는 비행 중인 헬기에서 목표물을 식별해 폭파하는 무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