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0.3m급 초고해상도 위성 발사를 앞둔 쎄트렉아이(099320)가 위성영상 서비스 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체계를 수출한 이력이 있는 기업으로 지난 2021년 한화(000880)그룹이 인수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시스템(272210)과 함께 그룹 내 우주 사업 총괄 조직 ‘스페이스 허브’의 한 축을 맡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쎄트렉아이는 다음 달 미국에서 자체 개발한 광학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를 스페이스X(SpaceX) 발사체를 통해 우주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스페이스아이-티는 쎄트렉아이가 스페이스 허브와 협력해 개발한 0.3m급 초고해상도 상용 지구 관측 위성이다. 인공위성의 해상도가 0.3m라는 것은 지상에 있는 가로·세로 30㎝ 면적을 하나의 화소(픽셀)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위성의 해상도는 이 숫자가 낮을수록 화질이 뚜렷해진다.

해상도 0.3m급 광학위성은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일부 위성 강국만 보유한 수준의 기술로 우주에서 지표면의 사람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하다. 현재 군사 목적으로는 이보다 우수한 성능의 위성이 사용되고 있으나, 민간 위성 분야에서 사용 중인 위성은 10기 미만으로 알려졌다.
쎄트렉아이는 최근 매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 왔지만 ▲2022년 -77억원 ▲2023년 -44억원 ▲2024년 -31억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인공위성 영상 판매 자회사 에스아이아이에스(SIIS), 인공위성 영상 분석 자회사 에스아이에이(SIA)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 증권가는 쎄트렉아이가 올해 스페이스아이-티의 발사를 계기로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한다. 스페이스아이-티는 3월 발사 이후 상반기 중 최적화 과정을 거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쎄트렉아이의 자회사 SIIS는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 개발, 운영 중인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2호, 3호, 3A호, 5호의 영상 판매권을 통해 약 160개 국가에 위성 영상을 수출하고 있다. 스페이스아이-티가 궤도에 오르면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위성영상 시장은 미국의 막서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와 유럽의 에어버스(AIRBUS)가 전체의 42%를 점유하며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의 위성 해상도는 스페이스아이-티와 같지만, 스페이스아이-티의 제품 가격은 이들보다 약 3분의 1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쎄트렉아이의 자회사 SIA의 위성영상 분석 설루션 사업도 확장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SIA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인공위성으로부터 얻은 영상의 변화 등을 탐지하고, 분석 보고서까지 자동으로 생성해 국내외 군사·정보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다. 이준석 한양증권(001750) 연구원은 “1m 해상도로 촬영된 위성 영상은 무료로 배포되기도 하지만, 0.3m 해상도 영상은 정부나 군의 수요가 상당하다.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 상태에 있어, 가격 또한 상당히 고가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