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작년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HD현대중공업(329180), 한화오션(042660) 등 빅3 조선사가 지난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확대로 수혜가 예상돼 전망도 밝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9조9031억원, 영업이익 5027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4%, 116%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직전 연도 대비 295% 증가한 7052억원, 매출액은 21% 증가한 14조4865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해 직전연도 1965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고, 매출액은 1조7760억원으로 46% 증가했다. 한화오션이 연간 흑자를 달성한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많았기 때문이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약 70%를 수주했다. 지난 3년 간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173척의 30%인 91척을 수주한 HD한국조선해양의 LNG운반선 수주잔량은 100척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수주잔량은 84척, 한화오션 잔량은 77척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LNG 관련 투자를 늘리면 한국 조선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미국의 LNG 프로젝트에는 오는 2030년까지 234척의 LNG선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해당 물량이 2027년까지는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최근 미국 국방부가 중국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국내 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또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대규모 전력 공급이 중요해지면서 LNG 생산·저장·하역 등을 위한 플랜트 사업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미국 신행정부의 화석연료 우선 정책으로 미국발 LNG선과 대형 유조선의 발주가 기대된다"면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 등도 국내 조선업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