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항공사들이 퇴역 항공기와 직원복 등을 업사이클링(Up-cycling·폐기물로 새 제품이나 소재를 만드는 것)해 상품을 출시하는 작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가방 등 소지품에 달 수 있는 명찰(Name-tag)과 볼마커(골프장 그린 위에서 자신의 볼 위치를 표시하는 작은 도구)를 비롯해 여행용 가방까지 상품도 다양화하고 있다.

항공사가 업사이클링 작업을 활발히 하는 이유는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사용처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Environment, Social, Goverance) 경영의 일환이다.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면서 마일리지 소진도 유도할 수 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델타항공이 퇴역한 항공기를 업사이클링한 여행용 캐리어를 선보였다./델타항공 제공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은 이달 초 퇴역한 항공기 동체를 활용해 만든 여행용 캐리어를 선보였다. 미국 국내선 운항에 사용했던 보잉 747-400의 동체를 활용해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중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 역시 퇴역 항공기 동체와 직원복·정비복 등을 활용해 만든 상품을 매년 출시하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네 차례 항공기 동체 일부를 활용해 명찰과 볼마커를 제작해 판매했다. 퇴역한 보잉 747-400, 보잉 777-200ER 등의 동체를 해체하며 나온 자재로 만들어졌으며, 마일리지몰 등에서 판매했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몰에서 판매하는 볼마커./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기내 구명조끼와 기내 담요, 직원복 등 폐기 대상 자재를 활용해 여행용 파우치와 가방, 보온 물주머니, 의약품 파우치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폐유니폼을 활용해 헤어 액세서리와 카드 지갑, 가방, 신발 등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대형 항공사가 폐자재로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은 ESG경영 강화 측면도 있지만, 마일리지 소진처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마일리지는 항공사에 이연수익(부채)으로 집계돼 마일리지를 털어 내야 재무 건전성 확보에 유리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작년 9월말 기준 3조5361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