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010130) 대표이사 사장은 "MBK파트너스를 새로운 협력자로 검토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MBK가 대화와 협상으로 공동의 목표로 향할 의지가 있다면 고려아연은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2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130일간 긴 싸움에서 감정의 골은 깊어졌지만 갈등, 분쟁 당사자와 함께 소통, 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시주총 결과 등 최근 현안과 관련한 경영진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박 사장은 "고려아연은 MBK 측에 대타협을 전제로 한 제안을 드린다"며 "MBK가 대타협을 받아들인다면 MBK와 함께 고려아연은 더 나은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명성에 걸맞은 사모펀드로서 상호협력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대화하자"고 말했다.

박 사장은 "ISS, 글래스루이스, ESG연구소를 비롯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언급했다"며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더욱 개방적으로 운영하며 상호 소통하며 MBK에게 전향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SS는 고려아연 이사 수 상한(19명)이 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사 중 일부를 MBK 측 추천 인사로 구성하며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며 "MBK가 원한다면 경영 참여의 길을 열어놓겠다. MBK의 노하우와 지혜는 고려아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가 진심 담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모적인 전쟁을 계속한다면 고려아연 전 임직원과 기술진, 노조는 절대로 그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생의 길은 무엇인지 공멸의 늪은 어떤 것인지 고민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임시 주총이 영풍 의결권 제한으로 최 회장 측 승리로 끝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최 회장과 박 사장, 최씨 일가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등이 공정거래법에 대한 탈법 행위를 저질렀고 호주 계열사에 대한 배임을 자행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