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강판 업체들이 지난해 수요 부진에도 원료 가격 약세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컬러강판은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의 외판이나 자동차·지붕재 등으로 활용되는 철강재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씨엠의 작년 매출액은 2조1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70.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773억원으로 같은 기간 189.7% 늘었다. 실적 급증은 동국씨엠이 2023년 6월 동국제강(460860)그룹의 동국홀딩스에서 인적분할하면서 직전연도 상반기 매출액이 모두 반영되지 않은 영향이 있지만, 영업이익률 역시 2.1%에서 3.6%로 개선됐다.
다른 컬러강판 업체들도 영업이익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컬러강판 업계 1위 KG스틸(016380)의 작년 매출액은 3조302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2804억원으로 24.2%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컬러강판 점유율 2위 사업자인 동국씨엠(460850)은 업계 1위 탈환을 위해 아주스틸(139990) 인수를 진행했다. 동국씨엠은 지난 7일 아주스틸과의 합병작업을 마무리 지었고, 9일 아주스틸 지분 58.2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아주스틸의 적자 경영도 해소된 만큼 합병 효과 역시 순조롭게 나타날 전망이다. 작년 동국씨엠과 아주스틸의 매출 합계액 추정치는 3조3374억원으로 KG스틸을 웃돌 전망이다.
업계 3위인 포스코스틸리온(058430)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해 지난해 매출 1조216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전년 대비 4.9%, 54.8% 증가한 수치다.
컬러강판 업계의 실적 개선은 주요 원료인 열연코일(HRC)의 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열연 코일의 선물 가격은 2021년 5월 10톤(t)당 6288위안(약 124만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지속 하락해 지난해 말 3385위안(약 67만원)까지 떨어졌다. 업체들의 실물 원료 매입 가격 역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HRC 가격은 2021년 6월말 1t당 104만7000원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79만5000원으로 24.1%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