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 파라타항공이 양양국제공항에 모(母)기지를 두고, 양양발 노선을 만들기로 했다. 강원도 거점 항공사였던 플라이강원을 인수한 만큼 양양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경제 성장,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여객 수요가 낮은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파라타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변경먼허 심사를 받고 있다. 변경면허는 운항 면허증에 해당하는 운항 증명(AOC·Air Operator Certificate)을 받기 전에 밟아야 하는 절차다. 파라타항공은 지난해 말 국토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두고 양양~제주 노선부터 운항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2월 16일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주기장에 있는 플라이강원 2호기(B737-800)./플라이강원 제공

파라타항공은 이르면 다음 달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사업자 변경면허 허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변경면허를 받은 후에는 본 단계인 AOC 취득이 남았다. 국토부는 항공기 안전관리 조직, 운항·정비규정, 자체 안전관리시스템 등 3000여개 항목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AOC를 발급한다. 보통 AOC 신청부터 발급까지 6개월 이상 소요돼 이르면 연내 양양~제주 노선 운항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파라타항공이 AOC를 취득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참사가 벌어진 후 우리나라에 LCC 사업자가 너무 많고, 저가 경쟁이 정비 부실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적 LCC는 9개사인데, 이는 항공산업 규모가 훨씬 큰 미국(9개)과 같은 수준이다. 양양공항 활주로 길이(2500m)가 무안공항(2800m)보다 짧아 안전 규정을 고려해 인가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항공사가 지방에 거점 공항을 두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파라타항공은 거점공항 3년 유지 의무와 상관없이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두고 신규 노선 개발에 힘쓴다는 구상이다. 신규 항공사는 면허 심사 시 거점공항을 최소 3년 이상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사업계획서에 담아 국토부에 제출한다. 취항 이후 3년이 지나면 거점 공항이 없어도 되는데, 파라타항공은 전신인 플라이강원 시절에 이미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다만 승객 수요가 부족한 점은 파라타항공이 풀어야 하는 숙제다. 그간 양양공항은 수익성이 좋지 않아 다른 항공사들이 취항, 단항을 반복한 곳이다. 과거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강원도가 플라이강원에 145억원 이상을 지원했으나 결국 살아남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관광객이 즐길 거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양양공항을 통해 중국, 일본 관광객이 유입되는 게 중요하다. 강원도 지역에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인프라(기반시설)가 있어야 한다.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규모 레저타운, 카지노 등 인프라 만드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