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의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이 이라크로 수출된다. 국산 헬기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KAI는 23일 이라크 정부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UH 수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1357억7329만원, 계약기간은 2025년 3월 31일부터 2029년 3월 31일까지다.
KAI 측은 “계약기간 종료일은 최종 납품 예상일자”라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변경 시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내무부도 2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KAI와 수리온 헬기 2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측은 “특수 소방 항공기 2대를 도입하는 계약”이라며 “이라크 헬기 조종사, 정비 기술자 등을 교육해 주는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앞서 방산업계에서는 지난 3월 사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육군 항공사령관(중장) 등 이라크군 고위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며 수리온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알말리키 사령관은 수도권에서 경남 사천 KAI 본사로 이동할 때 수리온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천에서 수리온 계열 중형 헬기 ‘흰수리’ 운용 모습을 참관하고 직접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온은 방위사업청 주관 아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이 지난 2006년부터 개발한 국산 최초 기동 헬기다. 국내에서 군용뿐만 아니라 경찰, 해경, 소방, 산림 등 다양한 용도의 파생형 기체로 운용되고 있다.
수리온은 지난 2019년 필리핀 정부와 수출 막바지 단계까지 갔으나 록히드마틴의 자회사 시코르스키의 UH-60 블랙호크에 밀려 수출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당시 한국 정부는 필리핀에 수리온 10대 규모를 제안했으나, 록히드마틴이 비슷한 가격에 UH-60 헬기 16대를 제안하며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