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장인화 회장 체제 출범 후 첫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포스코 등 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임원 규모를 15% 줄였다.
양대 사업인 철강(포스코)과 이차전지 소재(포스코퓨처엠) 부문 실적 부진에 연이은 화재 사고로 악재가 겹치자, 고강도 인사 쇄신을 통한 위기 돌파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23일 단행한 2025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원 규모를 15% 축소했다. 1963년생 이전 임원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승진 대상자는 62명으로 전년(92명)보다 30% 이상 줄었다. 포스코그룹은 과감한 세대 교체, 안전사고 무관용 원칙과 사업회사 내부 승진 확대, 전문성과 사업역량을 두루 갖춘 여성 임원 등용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철강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 신임 대표에는 이희근 포스코 설비강건화TF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이 대표는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안전환경본부장, 포스코엠텍 사장을 역임했다. 직전까지 맡았던 설비강건화TF팀은 최근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연이은 화재 발생 후 장 회장 주도로 출범한 조직이다. 이 대표는 비수익사업 구조조정과 사업 경쟁력 제고 역할을 맡는다. 포스코그룹은 이 대표가 조업, 안전 및 설비 강건화 추진의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을 대표로 승진시켰다. 포스코퓨처엠 대표에는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부사장), 포스코DX 대표에는 심민석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상무)이 각각 선임됐다.
1970년대생 3명이 사업회사 대표로 발탁됐다. 박승대 포스코휴먼스 대표, 오개희 포스코HY클린메탈 대표, 박부현 포스코IH 대표가 각 사업회사를 이끈다. 이재우 포스코실리콘솔루션 대표를 포함해 70년대생 사업회사 대표는 총 4명으로 늘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그룹 정기인사에서 여성 임원 5명을 신규 선임했다. 그룹에서 신규 선임된 임원 45명 중 여성 임원 비율은 11%다.
신규 선임된 여성 임원은 진영주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장, 이지은 포스코 강건재가전마케팅실장, 안미선 포스코이앤씨 구매계약실장, 박성은 포스코 인사문화실장, 방미정 포스코엠텍 상근감사다. 포스코그룹 첫 여성 사업회사 대표를 지낸 이유경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은 포스코그룹 첫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해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으로 이동한다.
포스코그룹은 경영 환경 불확실성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사업회사의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본부제를 도입해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했다. 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재편해 6본부(미래전략본부·사업시너지본부·재무IR본부·기업윤리본부·커뮤니케이션본부·경영지원본부)·1원(미래기술연구원) 체제로 전환했다.
분산돼 있던 미래 성장투자 기능을 미래전략본부로, 사업관리 기능을 사업시너지본부로 통합했다. 이주태 경영전략팀장이 미래전략본부장을, 천성래 탄소중립팀장이 사업시너지본부장을 맡는다.
탄소중립의 체계적 실행을 위해 원전 자가발전, 수소생산 관련 협력을 전담하는 원자력협력추진TF팀과 인도 지역 투자 가속화를 위한 인도PJT추진반을 신설했다. 핵심 광물 확보와 원료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호주에 호주핵심자원연구소를 설치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의 전략·투자 기능을 재정비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철강 조업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발족한 설비강건화TF팀에 이어 고로안정화TF팀을 신설했다. 보건·안전·환경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이관해 안전 담당 조직을 강화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 분야를 3개 본부(철강·친환경·식량바이오)에서 2개 본부(철강·소재바이오)로 통합했다. 에너지 분야는 에너지사업개발본부와 에너지인프라본부를 에너지사업개발본부로 통폐합해 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발전 화공 분야 수주 및 사업 기능 통합을 위해 그린에너지영업실과 사업실을 에너지사업실로 통합했다. 핵심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수주·시공 프로세스 고도화를 담당할 사업구조혁신TF도 신설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술력 확보 및 R&D(연구개발) 기능 강화를 위해 에너지소재연구소와 기초소재연구그룹을 통합해 사장 직속으로 이관했다. 경영기획본부와 경영지원본부를 통합해 스태프 조직을 슬림화했다.
포스코DX는 사업 구조조정을 반영해 물류자동화추진반을 폐지했다. DX혁신 기술 확보 및 미래 먹거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에 이은 직원 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조직 안정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