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외곽의 한 대형 슈퍼마켓 테스코 엑스트라(TESCO Extra). 각종 채소가 진열된 곳으로 향하니 눈에 잘 보이는 곳에 Shiitake Mushrooms(표고버섯), Oyster Mushrooms(느타리버섯)이라고 적힌 제품들이 올려져 있었다. 겉모습은 한국에서 자주 봤던 버섯과 비슷했고, 직접 구매해 맛을 보니 특유의 풍미도 그대로 느껴졌다.

이 버섯들은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227840)가 영국 현지에서 직접 재배한 제품이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경북 청도 소재 농업 회사인 ‘그린합명회사’와 공동 출자해 지난 2018년 ‘스미시 머시룸 홀딩스’를 설립하고, 랭커셔주에 버섯 농장을 세웠다.

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외곽의 한 대형 슈퍼마켓 테스코 엑스트라(Tesco Extra)에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영국 법인 '스미시 머시룸 홀딩스'가 생산한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제품이 진열돼 있다. / 런던=정재훤 기자

현지 농장에서 주로 생산하는 품목은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 원산지와 주요 소비문화를 고려할 때 전형적인 ‘동양 버섯’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몇 년 새 영국에서 육류를 대체할 식재료로 부상하면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동양 버섯은 ‘건강한 식재료’라는 인식이 강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영국 내 테스코 전 지점(950개),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 230개 지점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테스코가 운영하는 편의점 규모의 매장인 테스코 익스프레스(Express) 69개 지점에 납품을 시작했고, 향후 전 지점(2000개)으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테스코는 미국의 월마트(Walmart), 프랑스의 까르푸(Carrefour)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소매유통업체로 꼽힌다. 테스코는 지난해 보도자료를 통해 “식물성 식품 붐으로 한때 알려지지 않았던 이국적인 버섯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영국 웨스트 랭커셔에 본사를 둔 영국의 전문 재배업체 스미시 머시룸(Smithy Mushrooms)의 사업 규모는 지난 3년 동안 거의 3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영국 법인 '스미시 머시룸 홀딩스'가 영국 테스코에 생산·납품하는 표고버섯(왼쪽), 느타리버섯(오른쪽) 제품. / 런던=정재훤 기자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지난해 11월 현지에 버섯 제2공장을 증설하며 영국 최대 규모의 동양버섯 농장을 갖췄다. 당시 준공식에는 정몽혁 회장, 김원갑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도 참석했다.

회사는 늘어난 생산시설을 활용해 현재 연간 약 400톤(t)인 표고, 느타리버섯 생산량을 2026년 연 800t 수준까지 확대하고, 새송이·노루궁뎅이버섯 등 품종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140억원 수준이던 영국 법인의 연 매출 규모도 내년부터 17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제2공장 설비 완공을 통해 생산량 증대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수입에 의존하던 원자재(배지)까지 영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게 됐다”며 “이제는 상품 포장에 확실한 영국산 표기(유니언 잭 등)를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의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영국 버섯 생산·유통 법인 '스미시 머시룸 홀딩스'의 제2공장 전경. /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제공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지난 2015년 10월 종합상사 현대코퍼레이션(011760)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기업이다. 현대(HYUNDAI) 브랜드를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 축산물 도매업, 버섯 생산·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동양 버섯 사업을 호주까지 넓히고 있다. 호주 버섯 생산 법인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약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국 사례를 본따 자체 표고버섯 배지 생산 시설도 확보할 계획이다. 회사는 북미 지역에서도 파트너사 물색 및 투자를 논의 중이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관계자는 “영국 사업 노하우를 세계 각지에 이식하고 있고, 글로벌 동양버섯 분야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향후 성공 사례가 늘며 브랜드 가치 역시 확대돼 각국 사업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