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사 HMM(011200)이 내년 2월 신규 해운 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를 출범시키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승인기구인 연방해사위원회(FMC)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제출한 협약서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청하면서 승인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FMC는 독점 여부 등 경쟁 관련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 FMC는 지난 6일 웹사이트에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추가 정보 요청서(RFAI)를 요구했다고 공지했다. FMC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제출한 협약서는 잠재적 경쟁 영향을 완전히 분석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세부정보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HMM 제공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HMM이 일본 ONE, 대만 양밍과 구성한 해운 동맹이다. 해운 동맹은 선박, 노선, 항만 터미널 등을 공유해 비용을 절감한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내년 2월부터 5년간 협력할 예정이다. 하파크-로이트의 이탈로 생긴 유럽 노선 공백은 세계 1위 해운사 MSC와 일부 협력하는 방식으로 메우기로 했다. 이를 포함해 미국, 유럽, 중동 등 30개 항로를 운영할 예정이다.

해운 동맹은 국가별로 신고제나 승인제로 운영된다. 미국은 FMC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의 요구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10월 28일 FMC에 협약서를 제출했다. FMC가 45일간 RFAI를 요구하지 않으면 12월 12일 승인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었다. FMC가 어떤 정보를 추가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FMC는 얼라이언스 측으로부터 적절한 답변을 받은 후에 재검토를 시작한다. FMC는 이후 45일간 재검토 기간을 갖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물동량이 많지만 자체 선사가 없어서 다른 나라 해운사의 입항에 목소리를 크게 내는 등 까다로운 편"이라며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해운 동맹의 경쟁 저해 행위 등에 대한 엄격한 감독을 요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HMM 측은 아직 FMC로부터 RFAI를 수령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요청서 수령 후 회원사들과 협의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추가 자료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FMC는 지난 7월 또 다른 신규 해운 동맹 제미나이(Gemini Cooperation)에도 RFAI를 요구했다. 제미나이는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내년 2월 출범시키는 해운 동맹이다. 미국, 아시아, 중동, 유럽 노선을 운항한다. 당시 제미나이는 RFAI를 접수한 지 14일 만에 추가 자료를 제출했고 9월 9일 FMC 승인을 받았다. HMM 관계자는 "제미나이가 먼저 비슷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제미나이 사례를 참고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