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자회사인 두산밥캣(241560)두산로보틱스(454910) 자회사로 이전하는 구조 개편을 일시 중단했다. 비상계엄 사태 영향으로 해당 기업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 소집을 철회한다고 10일 공시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이날 "향후 예정된 모든 분할합병 관련 사항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두산그룹 제공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임시 주총에서 분할·합병 관련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최근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 게 문제가 됐다. 두산그룹이 제시한 주식매수 예정가액은 두산로보틱스가 8만472원, 두산에너빌리티는 2만890원이다. 현재 주가보다 한참 높아 주주 입장에선 합병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이득을 보는 게 유리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이 넘을 경우 분할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4차 주주서한을 통해 "주가 하락에 따른 상황 변동으로 본건 분할·합병 안건의 임시주총 특별결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주주님들께 계속 불확실성을 남겨 두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서 회사의 방향을 알려드리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했고, 이러한 개편의 하나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을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