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치솟았던 환율이 좀처럼 내려가지 앉으면서 국내 기업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중간재와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가격이 올라 이익이 떨어진다.
6일 오후 원·달러 환율은 1418원대를 기록 중이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1446.5원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488원 이후 1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계엄이 해제되면서 1410원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탄핵, 파업, 경기 둔화 인식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지속된 탓이다.
고환율이 이어지면 철강·항공·석유화학·이차전지 기업 등은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석유, 리튬, 니켈, 철광석 등 산업 핵심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연료비와 항공기 임차료를 달러로 지출한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환율이 10% 오르면 국내 제조업 원가는 3.68%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속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도 에너지원 수입 가격 급등 시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 여기에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도 줄고 있다. 지난 8월 10.9%(작년 동기 대비)였던 수출 증가율은 9월 7.1%, 10월 4.6%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1.4%를 기록했다.
김태훈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출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기업은 고환율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