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이 2025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2명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내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대관 라인을 강화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SK그룹은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사항을 협의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SK는 안정적 변화 관리와 함께 ‘기술·현장·글로벌’ 키워드의 인사로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사장 승진은 2명이었다. SK 주요 계열사들은 이미 올해 수시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를 교체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 계열은 지난 10월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CEO) 3명을 새로 임명했다. SK스퀘어(402340)는 7월, SK에코플랜트는 5월에 새로운 CEO를 선임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SK디스커버리(006120)의 새 대표이사 사장에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손 사장은 경영전략 설계와 재무 전문성을 살려 SK디스커버리의 대표로 낙점됐다.
SK하이닉스(000660)는 안현 N-S Committee 담당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그는 개발총괄(CDO)을 맡아 고대역폭메모리(HBM) 마켓 리더십을 강화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 기술 경쟁력 제고 등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SK그룹은 ▲기술과 현장 출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DT(디지털 전환)에 역량 결집 ▲지경학 이슈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인물 발굴 등에 중점을 두고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올해 새로 선임된 임원 수는 75명이었다. SK그룹의 신규 임원 수는 지난 2021년(2022년도 발령) 164명에 달했지만, 2022년 145명, 2023년도 82명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신규 임원 가운데 3분의 2는 사업, R&D,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ARPA_E)에서 기후 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CTO는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美 에너지부의 50여 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이 있다.
SK온은 신창호 SK주식회사 PM 부문장을 신설된 운영총괄 임원으로 선임했다. 신 총괄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실행력을 높이고, 전략과 재무, 구매, 기획 조직 간 협업 강화로 배터리 밸류체인 최적화에 나선다.
SK온은 또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연구개발(R&D) 실장 등을 지냈다. SK실트론과 SK C&C 등에도 SK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이 전환 배치된다.
계열사의 AI/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Global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태스크포스(TF)를 확대 운영한다. 유영상 SK텔레콤(017670) CEO가 맡고 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하며,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센터를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하고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도 나선다. SK주식회사는 CEO 직속으로 ‘AI 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해 성장 사업 발굴에 나선다.
올 상반기 SK그룹의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는 신임 대관 총괄로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선임했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관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했고, 지난 7월 SK아메리카스에 합류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미주 GR(Government Relations) 총괄로 역할이 확대됐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또 8개 위원회 조직 구조와 소수 정예 기조는 지속 유지하면서도 기존 육성된 인력은 계열사 현장으로 전진 배치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