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기업을 옥죄고 기업가 정신을 모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무엇보다 기업의 활동이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에게는 특혜를 줘도 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2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2024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가진 축사를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데는 공무원들도 기여했지만, 무엇보다 기업인들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56개 지역 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홍 시장은 “기업을 범죄시하고 옥죄는 정권은 반(反)대한민국 정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옛날처럼 뒷돈을 받는 등의 행위만 하지 않는다면, 투자하는 기업에게 얼마든지 특혜를 줘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업가 정신을 폄훼, 모독하고 나쁜 것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발언을 쏟아내자, 장내에서는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는 대구를 과거의 경공업 중심지에서 최근 첨단 산업 중심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원스톱 기업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여러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대구는 홍 시장 취임 후 ▲인공지능(AI) ▲로봇 ▲헬스케어 ▲미래자동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5대 신산업 중심 도시로 변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대한상의가 추진 중인 ‘메가샌드박스’의 도입과 규제 프리존 제도 등에도 뜻을 함께 하겠다고 했다. 메가샌드박스란 각 지역에 특화된 미래전략산업을 선정해 규제를 줄이고 교육과 인력, 연구개발(R&D) 등 각종 인프라 조성을 지원하는 포괄적 개념을 뜻한다. 또 세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에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홍 시장은 “대구는 규제 프리존 제도를 이미 2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며 “최 회장의 메가샌드박스 추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지지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시장은 최 회장을 향해 대구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기업에게 투자하라는 얘기는 안 하겠다”며 “SK그룹을 비롯한 몇 곳의 기업들에게 개별적으로 부탁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홍 시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4조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센터’와 관련, SK가 추진 중인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조속히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