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산기업 4곳이 지난해 세계 방산 매출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일본 기업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방산 매출 증가를 주도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일 발표한 ‘2023 세계 100대 방산기업(The SIPRI Top 100 arms-producing and military services companies in the world, 2023) 순위에 한화그룹(24위), 한국항공우주산업(56위), LIG넥스원(76위), 현대로템(87위) 네 곳이 포함됐다. 4사의 방산 매출 합계는 110억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로템이 100위 안에 진입하면서 2022년 대비 한 곳 늘었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방산 매출은 57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 42위에서 2023년 24위로 뛰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042660)으로 이름을 바꿔 편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의 순위는 75위에서 56위로 올라갔다. 현대로템(064350)은 105위에서 87위로 상승했다. LIG넥스원(079550)은 지난해 방산 매출 17억7000만달러로, 순위가 69위에서 76위로 내려갔다.
SIPRI는 “한국과 일본 기업의 방산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위협 인식 확대에 대응해 역내에서 벌어지는 군사 증강의 큰 그림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을 지목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유럽 내 수요를 포함해 세계 무기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고 했다.
일본 기업은 5곳이 포함됐다. 미쓰비시중공업(39위), 가와사키중공업(65위), 후지쯔(71위), NEC(91위), 미쓰비시전기(96위) 순이다. 일본 5사의 방산 매출 합계는 100억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SIPRI는 “2022년 이후 일본의 군사 증강 정책에 따라 국내 주문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1위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RTX, 노스롭그루먼, 보잉, 제너럴다이내믹스까지 상위 5위를 휩쓸었다. 100위 안에 미국 기업 수는 41곳에 달했다. 이 중 30곳의 방산 매출이 전년 대비 늘었다.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1위 록히드마틴과 2위 RTX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