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임원 인사에서 SK㈜와 SK디스커버리 간 인사 교류를 실시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그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각각 최대주주로서 사실상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해 온 양측이 인사 교류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5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SK디스커버리 계열사 임원을 SK㈜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으로 발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285130), SK가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로 최 부회장이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SK 제공

SK㈜와 SK디스커버리는 SK라는 사명을 공유하지만, 지분 관계가 없는 만큼 다른 계열의 기업 집단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최 부회장이 그룹 최고 의사결정 협의기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맡고 사촌경영 밑그림을 그리면서 SK㈜와 시너지 강화가 논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임원도 SK디스커버리 계열의 주요 보직으로 발령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고강도 구조조정(리밸런싱) 기조에 맞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임원 수를 10~20% 줄인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인사는 최 부회장이 SK수펙스협의회 의장직을 맡고 실시하는 첫 정기 인사로 그룹 안팎에선 그의 의사결정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 부회장의 의장직 선임 후 올해 들어 SK그룹은 계열사 전반의 고강도 리밸런싱과 함께 조직 효율화에 집중해 왔다.

앞서 실시한 조기 인사에도 이런 기조가 이미 반영됐다. SK에코플랜트는 임원 수를 66명에서 51명으로, SK지오센트릭은 21명에서 18명으로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은 10월 SK에너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지오센트릭 등 3개 계열사 수장을 동시에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