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연내 고려아연(010130)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마지막 날 고려아연 주가가 급락한 게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공개매수로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고려아연 주가를 조정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고려아연은 시세조종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영풍·MBK가 취득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달 14일 매매동향이 수상하다고 주장한다. 이날 오후 1시 12분쯤 고려아연 주가는 82만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했고, 3시 12분에는 77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두 시간 만에 최고가(82만원) 대비 약 5% 하락했는데, 비상식적인 대량 매도가 있었다는 게 고려아연의 주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일반 주주라면 영풍·MBK 측에 주당 83만원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한데, 이익을 포기하고 시장가로 처분했다. 주가를 낮추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여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영풍·MBK는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하기로 했었다. 만약 14일 고려아연 주가가 최고점(82만원)보다 더 올랐다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시장에서 처분하는 게 이익이라 영풍·MBK의 공개매수는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주식 5.34%를 확보했는데, 막판에 주가가 내려가지 않았더라면 이 정도 주식도 사지 못했을 것으로 고려아연은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진정서에 “누군가 영풍·MBK 연합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고려아연 주가를 떨어트렸다면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이날 오후에 이뤄진 시장가 매도 주문 내역과 주문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