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 회장은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는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라)이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면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론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우물을 처음으로 판 사람이 있었기에 오늘날 물을 마실 수 있으며, 언젠가는 여러분도 우물을 새롭게 파는 것과 근원에 대해 생각하면서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사람이 돼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SK 제공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 최인근(29) SK E&S 패스키 매니저도 동석하며 그룹 철학 계승에 나섰다. 세 사람이 공식 석상에 나란히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최 매니저는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4월부터 패스키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두 자녀가 동석한 데 대해 “레거시(전통)니까 훈련받아야 한다. 할아버지가 뭐 했고 아버지가 뭐 했는지를 보고 사람들을 알아야 본인들이 미래 세대에 대해 알아서 기획해 나간다”며 “의무적으로 참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윤정(왼쪽)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최인근 SK E&S 패스키 매니저. / SK 제공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4년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의 신념으로 설립했다. 최 회장은 1998년 제2대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한국의 인재들을 세계 수준의 학자로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활동을 지속해 왔다. 재단은 장학생들에게 의무 조항이나 SK 입사 등 조건을 부여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이 세계 유수의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5년간의 등록금과 생활비 전액을 지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새로운 미션과 비전. / SK 제공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세계 유수 대학의 박사 1000여명과 5000여명의 장학생을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재단 1호 유학 장학생인 원로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현 태재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한국인 최초 미국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 하버드대 화학 및 물리학과 석좌교수, 미국 예일대 첫 아시아인 학장인 천명우 심리학과 교수 등이 재단 장학생 출신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재열 초대 사무총장, 박인국 전 사무총장, 최병일 전 사무총장 등 재단 및 SK 관계자, 장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재단 장학생 출신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