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홀딩스(060980)가 자사주를 공익재단에 무상 출연하겠다고 발표한 후 주주들이 반발이 거세지자, 보름 만에 결정을 철회했다.
HL홀딩스는 2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47만193주의 무상 출연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4.6%로 이날 종가를 적용하면 약 16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지난 11일 HL홀딩스 이사회는 ‘사회적 책무 실행’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향후 설립할 비영리 공익재단에 무상 출연하는 안건을 승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주주들 사이에서는 반대 의견이 잇따랐다. 회사 자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무상으로 재단에 증여하는 것은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대 주주인 정몽원 HL그룹 회장이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비영리재단에 출연할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난다는 점을 이용,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HL홀딩스는 이날 자사주 출연 계획은 철회했지만, 재단 설립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헌 HL홀딩스 대표는 “그룹의 진정한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주주들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여 자사주 무상 출연 계획을 철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