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일 그룹의 해양방산 거점인 한화오션(042660)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에 해양방산 협력을 요청한 가운데 김 회장이 그룹 해양방산의 핵심인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은 것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이 동행했다.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김승연 회장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보고 예인수조(Towing Water Tank)에서는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김 회장은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8월 한국 조선소 중 처음으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Wally Schirra)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11월에도 미 해군 7함대 급유함(USNS YUKON)의 MRO 사업을 추가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6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리조선소를 13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필리조선소를 활용해 전투함 MRO 수주, 미 해군 함정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방산업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최근 그룹 방산 사업의 주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회장직을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 방산 3사의 중간지주사다. 이로써 김 회장은 그룹 내 5사(㈜한화,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회장직을 겸한다. 한화그룹은 트럼프 당선인 측 인맥을 가진 김 회장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트럼프 시대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