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079550)이 올해 초 취임한 신익현 대표의 지휘 아래 설비 투자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대폭 늘어난 수주잔고를 소화하기 위해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연구·개발(R&D) 시설 확충에도 나섰다. 신 대표는 향후 6년간 5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바 있어 앞으로도 신규 투자 계획이 계속 발표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달 경상북도 김천시에 제2공장을 짓는 내용의 투자를 확정했다. 내년 12월까지 총 455억원을 들여 유도무기 체계 개발 및 연구·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3월 경상북도 구미에서도 옛 LG전자(066570) 구미퓨처파크2(A2 공장)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 3월까지 총 496억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이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늘어난 방산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8조3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4%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 수출한 천궁-Ⅱ 지대공(地對空·지상에서 공중으로 발사) 미사일 사업에 힘입어 전체 수주의 50% 이상이 수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5년간은 당해년도 전체 매출액의 3~4배 규모의 수주잔고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급격히 늘어나는 R&D 인력을 위한 신규 시설 투자도 진행 중이다. 올해 4월 약 37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성남의 세종연구소의 토지·건물을 매입한 뒤 R&D 전용 시설로 구축하고 있다. LIG넥스원의 R&D 인력은 ▲2019년 1429명 ▲2020년 1519명 ▲2021년 1569명 ▲2022년 2007명 ▲2023년 2464명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LIG넥스원의 투자 행보는 신 대표의 지휘 아래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올해 1월 LIG넥스원 사장에 취임해 3월에 대표이사로 선임된 신 대표는 지난 9월 “2030년까지 5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20위권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고, 수출 대상국도 3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2조3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30년 10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대공망체계 생산시설 등 인프라(기반시설) 투자에 1조5000억원, 대공체계 설계·분석 등 R&D 투자에 1조5000억원, 무인플랫폼 확보에 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올해 미국 정부로부터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의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검사에서 6발의 표적을 모두 명중하며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의 추가 수주를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궁은 최종 시험발사 이후 미국 정부의 예산 편성을 기다리는 단계”라며 “유럽, 중동에서도 전쟁이 이어지며 유도 무기가 급격히 소진돼 방공망 강화를 위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