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보유한 전구체 관련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받았다.
전구체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경제안보상 이유에 따라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려아연이 신청한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된다고 확인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 및 국민 경제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로 정부가 특별 관리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원자력 등 전략 산업 분야 기술이 주로 지정돼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면서 지난 9월 24일 산업부에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번 판정으로 고려아연은 관련 법령에 따라 전구체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 보호 조치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전구체 국내 자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의 이번 결정은 고려아연이 MBK연합이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 제시해 온 ‘국가기간 기업 보호’ 명분을 강화하는 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은 전자,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국내 첨단산업에 다양한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핵심역할을 담당해 온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중장기적으로 고려아연을 재매각해야 하는 MBK연합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릴 경우 정부의 인수합병 승인을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국내 이차전지 소재의 핵심 광물 공급망 다양화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산업의 경제 안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