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1~3분기 누적 기부금이 전년에 비해 4%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보다 누적 기부금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치고 2년 연속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기업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현대차 제공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최근 2년 연속 기부 금액이 공시된 2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부금은 총 1조5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4631억원)과 비교해 4.2%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별로는 현대차·기아의 합산 기부액이 1552억원으로 최대였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에도 1∼3분기 누적 2099억원을 기부해 업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전력공사(1544억원), 하나은행(1523억원), 삼성전자(1412억원), 기업은행(529억원), 우리은행(476억원), SK하이닉스(410억원), HD현대중공업(391억원), 포스코(342억원), LG생활건강(270억원) 등의 순이었다.

기부금 증가액 면에서는 금융사의 활약이 돋보였다. 올 3분기 누적 기부액 증가 ‘톱10′에는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우리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카카오뱅크 등 은행 5곳과 한화생명이 포함됐다. 특히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778억원(104.5%) 늘려 기부금 증가액 규모가 가장 컸다.

한국전력공사(358억원↑), HD현대중공업(353억원↑), 기업은행(319억원↑), 우리은행(238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122억원↑), 한화생명(121억원↑), 카카오뱅크(113억원↑), 현대모비스(83억원↑), 한일시멘트(82억원↑) 순으로 기부금 증가액이 많았다.

반면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삼성전자(384억원↓)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1%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21.4% 줄였다. 이어 LG생활건강(330억원), 현대차(317억원), HMM(253억원↓), 기아(230억원↓), KT(184억원↓), 한국단자공업(183억원↓), SK에너지(146억원↓) 등도 기부금을 크게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