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순위 30위인 SM그룹의 2세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가 서울의 한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서 알박기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우 대표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우 대표는 해당 아파트의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 직후 일부 땅을 5억 원대에 사들인 후 조합 측에 100억 원대에 매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SM그룹 측은 “해당 필지를 경매로 내놔 시세차익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M그룹 계열사 SM상선 여의도 본사

5일 재계에 따르면 우 대표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남하이츠아파트의 주진입로 일부를 포함한 4개 필지를 2018년 6월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해당 아파트가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직후다. 이 아파트는 1982년 사용 승인을 받은 43년차 아파트로 535세대로 구성돼 있다. 2017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며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됐다.

우 대표가 낙찰받은 4개 필지는 이 아파트를 지은 중앙산업 소유였다가 중앙산업이 도산하면서 국제자산신탁으로 소유주가 바뀌었다. 이후 경매를 통해 우 대표가 낙찰을 받아 취득했다. 해당 필지는 아파트 주 출입구로 사용되는 일명 ‘입구땅’을 비롯해 개별적으로 활용이 어려운 땅이다. 이 때문에 주민 사이에서 재건축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우 대표 측이 알박기 목적으로 해당 필지를 매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4개 필지의 매입 가격은 5억2770만원으로 알려졌다. 조합 측에 따르면 우 대표 측은 조합 측에 주 출입구인 입구땅(448㎡)을 토지자산 가격으로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당 대지에는 두 건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광주은행이 4억8000만원, SM그룹 계열사인 SM상선이 51억5424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SM그룹 측은 “해당 필지의 토지자산 가격은 80억~100원 수준으로 파악됐다”며 “4개 필지 전체를 조합 측에 매각하지 않고 경매로 다시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매로) 발생하는 시세 차익은 그룹 재단을 통해서 기부 형식으로 사회에 환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