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갖추고 있는 한화솔루션(009830) 큐셀 부문(한화큐셀)의 손실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중국 견제 움직임에도 동남아시아를 우회해 미국에 수출되는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영향이다.

다만 미국 상무부가 최근 동남아산 태양광 제품을 추가로 규제하기로 했고, 한화큐셀이 북미에서 진행 중인 재생에너지 개발·건설 사업도 성과가 나면서 이르면 올해 4분기에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큐셀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168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발전소. / 한화큐셀 제공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올해 3분기에도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1분기(-1853억원)와 2분기(-918억원)에도 적자였다.

한화큐셀은 2019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돌턴 지역에 연산 1.7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운영해 왔다. 이후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가 확정되자, 2023년 1월부터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태양광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솔라 허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IRA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모듈·셀은 각각 와트(W)당 7센트·4센트를, 잉곳과 웨이퍼는 와트당 4.69센트의 세금을 감면해 준다. 이에 한화큐셀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966억원, 1468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다.

한화큐셀은 작년 상반기에만 3800억원 규모의 흑자를 냈으나, 하반기부터 중국이 우회 수출한 동남아산 저가 제품이 북미 태양광 시장을 장악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올해 6월부터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50%, 중국과 연관이 의심되는 동남아 4개국(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태양광 모듈 업체들에 14.25%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재개했다. 그러나 미국 내 태양광 제품 가운데 동남아 4개국 비중은 여전히 80% 수준으로 높다.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주 달튼 생산공장 전경. / 한화큐셀 제공

미국 상무부는 이달 초 동남아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추가 규제에 나섰다. 상무부는 캄보디아산 제품에 8.25%, 말레이시아 9.13%, 태국 23.06%, 베트남 2.85%의 상계관세를 잠정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상계관세는 자국에서 보조금을 받아 저렴하게 생산된 제품에 보조금 효과를 상쇄할 목적으로 매기는 추가적인 세금이다. 최종 관세율은 내년 2월쯤 정해질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미국 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건설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부지 매입, 인허가 취득 등 개발 초기 작업을 수행한 뒤 사업 중간 단계에서 수요자에게 매각하고, 설계·조달·시공(EPC)을 담당하는 사업이다. 회사는 올해 미국 콜로라도주와 캘리포니아주, 와이오밍주에서 각각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여러 정책 및 사업 다각화 효과가 맞물려 이르면 올해 4분기에 한화큐셀이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IRA 정책과 대중 관세율 압박으로 태양광 탈중국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 내 태양광 재고 소진이 한화큐셀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실적 반등을 위해선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영광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미국은 연간 수요(40GW)와 유사한 모듈 생산능력(39.5GW)을 확보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내 모듈 가격 반등을 기대하나, 수요 둔화 우려가 있어 2025년에도 공급 시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