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30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영풍(000670)·MBK파트너스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에 응할지 여부와 보유 중인 1.4%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살리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30일 오전 9시 이사회를 소집했다. 통상 이사회 개최 시 안건을 사전에 공유하는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경영권 분쟁 관련이라고만 설명하고, 자세한 내용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영풍·MBK가 요구한 임시주총 소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풍·MBK는 지난 28일 신규 이사 14명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해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고려아연 이사회에 발송했다.
이어 기존에 취득한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지난 5월 8일 맺은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 28만9703주(1.4%)를 보유하고 있다. 신탁 기간 만기가 오는 11월 8일로 임박한 상태다.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1.4%는 지난 28일 종가 기준 시가 약 3700억원에 달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이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안건이 상정돼 이사회를 통과하면 최 회장 측 의결권 지분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기존 34.02%에 공개매수를 통해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추가로 확보한 지분 1.41%, 이번 우리사주에 넘기는 자사주 1.4%를 더해 총 36.83%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풍·MBK 연합이 확보한 지분 38.47%와 최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1.64%포인트 내외로 좁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