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지난 20일간 진행한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이를 예정대로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 측에 시장교란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추가적인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청약 결과 발행주식의 총 11.26%에 해당하는 233만1302주가 청약에 응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뉴스1

앞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은 주당 89만원에 시중 유통 물량을 대부분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인 발행주식의 약 20%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로 17.5%를 매수하고, 베인캐피털이 2.5%를 취득한다는 계획이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매입하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전체 주주의 5.34%가 응하면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유통 물량이 감소했다. 고려아연 측은 “그간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 20%가 시중 유통 물량보다 적다는 내용의 풍문이 돌면서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MBK와 영풍 측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안전하다는 신호를 의도적으로 확산시킨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BK와 영풍 측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 의도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의심했다. MBK와 영풍은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공개매수를 중단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MBK와 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일정보다 먼저 끝난다는 점을 이용해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저지하는 건 우리나라의 핵심 전략산업을 지키는 일과 같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1위의 위상을 굳건하게 지키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의 경쟁력을 키워 협력사와의 상생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