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에 대해 “40여 일 넘도록 고려아연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한 데 이어 내년도 경영계획과 정기주총 준비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또다시 기업 흔들기와 자본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비판과 부정적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야욕을 버리지 않은 채 끝내 임시 주총 소집 요구에 나섰다. 국민과 울산시민, 정치권을 가리지 않고 제기된 우려는 안중에 없는 모습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열린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안내판의 모습. /뉴스1

앞서 영풍은 이날 14명 기타비상무이사·사외이사 선임의 건, 집행임원제도 전면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의 건을 심의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보유한 단일 최대 주주다.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 MBK의 고려아연 지분 총합은 38.47%다.

고려아연은 “이들은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14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를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며 “이사진을 무려 27명으로 늘리는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이마저도 MBK와 영풍이 임시 주총 출석 주주의 과반을 확보했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며 “과반에 턱없이 부족한 MBK와 영풍은 다른 주주들 설득하겠다는 생각이겠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적대적 M&A를 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억지 명분을 만들어내더니, 이제는 기형적 이사회 구성을 내세우며 오직 경영권 탈취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사냥꾼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MBK와 영풍의 행태는 기업의 장기적 발전과 성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지금까지 저들은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로드맵 등 기본적인 비전조차 제시하지 않은 채 경영권부터 장악하고 보자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회사의 앞날을 망칠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확보 노력으로 임시 주총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며 “그간 고려아연과 협력해 온 글로벌 대기업과 주주들과 함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고, 기업 경쟁력, 주주 가치 제고 노력 역시 지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