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K9 자주포의 포신과 바퀴가 달린 트럭을 결합한 차륜형 K9으로 미국의 차세대 차륜형 자주포 사업에 참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전시회(AUSA) 2024에 차륜형 K9의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차륜형 K9은 주무장과 차체 등 각 부분을 독립형 모듈(부품 덩어리)로 제작한 것이다. 이번 전시 모델에는 미국 맥트럭사(社)의 중형 덤프트럭 M917A3에 K9 포신을 장착했다.
앞서 한화는 차륜형 K9의 콘셉트 모델을 두 차례 선보였다. 하나는 두산(000150)이 개발한 8X8 차체에 장갑 기능을 더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체코 트럭회사 타트라의 8X8 차체를 활용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미국 트럭 차체 기반 차륜형 K9은 지역화 전략을 상징하는 동시에 확장성이 뛰어난 모듈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다.
미 육군은 규모가 작은 보병 부대의 지원 화력을 확장하기 위한 차세대 차륜형 자주포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사업에 선정된 차륜형 자주포는 향후 미 육군의 보병여단전투단(IBCT) 또는 스트라이커여단전투단(SBCT) 등을 지원하는 포병대대가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육군은 현재 큰 차로 포를 끄는 형태의 견인곡사포 M119 105㎜, M777A2 155㎜를 보병 지원 화력으로 쓰고 있다.
모듈식으로 제작된 차륜형 K9은 독일 KNDS의 RCH 155 또는 도나르 AGM(Donar Artillery Gun Module), 체코 엑스캘리버아미의 디타(Dita)와 유사한 개념이다. KNDS 역시 미국 차세대 차륜형 자주포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륜형 K9의 주요 무장은 52구경장 155㎜ 포신으로, 기존 궤도형 K9 자주포와 동일하다. 한화가 AUSA 2024에서 함께 선보인 K9 자주포의 개량형 K9A2처럼 탄약과 장약을 100% 자동 장전하고 분당 최대 발사 수를 기존 6발에서 9발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사거리는 50㎞다. 추가 무장으로는 적 보병과 드론 공격에 맞서기 위한 원격 제어 중기관총, 다목적 기관총 등이 예상된다.
궤도형 K9과 다르게 차륜형 K9은 포 사격을 위한 지지대(스페이드)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사격 준비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포탄 발사 시 차체 안정성을 높이고 차대에 전달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경쟁자로 꼽히는 독일 RCH 155의 경우 스페이드가 없고 이동 사격도 가능하지만, 가격이 지난해 기준 1문당 약 1000만달러(약 138억원)에 달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궤도형 K9 자주포의 유럽 수출 가격이 1문당 50억원 안팎인 것과 차이가 크다.
K9의 가장 큰 장점인 K10 탄약보급장갑차를 함께 운용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방산 업계는 차륜형 K9의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K10 역시 같은 트럭 차체를 조합해 실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