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의 3분기 누적 석유제품 수출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올해 1∼3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3억7349만배럴(Bbl)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수치로, 2018년 동기(3억6600만Bbl)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 에쓰오일 제공

올해 1∼3분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351억5000만달러(약 48조원)를 기록,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경유(41.1%)가 가장 많았고 휘발유(22.6%), 항공유(18.3%), 나프타(8.4%)가 뒤를 이었다.

역대 최대 수출량 기록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석유 수요 둔화 가운데에서도 호주, 일본 등 수요 증가 요인이 있는 국가에 대한 수출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3년간 최대 수출 상대국인 호주는 에너지 안보 향상을 위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7억8000만리터(L) 규모의 경유 저장 시설을 확충했으며, 경유 의무 비축 일수를 20일에서 28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정유사가 호주에 수출한 경유는 10% 이상 늘었고, 호주 수출량 중 경유 비중은 6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상대국 3위인 일본의 경우 올해 휘발유 수출량이 45% 증가했다. 일본은 내연기관차 생산 감소, 하이브리드차 선호에 따른 휘발유 수요 하락으로 휘발유 생산이 감소하는 추세다. 또 올여름 정제설비 정기보수 영향으로 낮은 자체 가동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엔저 현상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부족해진 휘발유를 수입산으로 대체한 결과 일본 휘발유 수입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이 81%에 달했다.

늘어난 수출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사들의 경영 여건은 악화했다. 1∼3분기 수출 채산성은 글로벌 정제마진 약세에 따라 배럴당 9.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가량 감소했다. 특히 3분기에는 7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석유산업은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신규 수출국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수출 확대로 국가 경제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