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10억원대 숙박비를 체납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내 빌라에 여전히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커힐호텔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001740) 측은 밀린 임차료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여러 차례 보냈지만, 노 관장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노 관장은 지난 13일 차녀 최민정씨 결혼식이 끝난 후 자신이 사용하는 워커힐호텔 내 에메랄드 빌라로 이동했다. 이날 민정씨 결혼식은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렸다. 노 관장은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과 오후 1시로 예정된 본식보다 2시간가량 일찍 식장에 도착해 하객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왼쪽)·워커힐호텔 내 빌라 위성사진. /뉴스1·네이버 지도

워커힐호텔은 VIP의 장기숙박을 위해 펄, 제이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의 이름이 붙은 초호화빌라 10여 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 관장이 거주하는 에메랄드 빌라는 면적이 1505㎡(약 455평)로 가장 크다. 월 숙박료는 7000만원으로, 하루 230만원 수준이다. 빌라는 통상 연(年) 단위로 계약한다.

이 빌라는 복층의 통창 구조로 앞으로는 한강, 뒤로는 숲이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건물에서는 빌라가 보이지 않고, 모든 출입구에는 전문경비요원이 24시간 상주한다. 매일 수시로 턴다운 서비스(turndown service·오후나 저녁에 객실 정리와 비품을 교체하는 것)가 제공되고, 조경을 담당하는 정원사도 있다.

워커힐호텔에서 운영하는 빌라 객실 대표 사진. /워커힐호텔 홈페이지 캡처

노 관장은 1년 반 가까이 에메랄드 빌라에 머물면서 10억원이 넘는 숙박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은 강제 퇴거 조치를 하면 평판이 손상될까봐 별다른 조치 없이 내용증명만 발송하고 있다. 노 관장으로부터 숙박비를 받지 않으면 SK네트웍스 경영진은 배임 행위를 하는 게 된다. SK그룹 경영진도 워커힐 빌라를 사용하면 사용료를 낸다.

통상 주택(2개월 이상)이나 상가(3개월 이상)에서 월세를 체납하면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퇴거 요청을 할 수 있다. 먼저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반응이 없으면 명도소송 및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거쳐 퇴거 명령을 받는 식이다. 이때도 임차인이 퇴거하지 않으면 법원 강제집행이 들어간다.

워커힐호텔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인건비를 줄이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2022년 3분기에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하며 2년 9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에는 매출액 2776억원, 영업이익 136억원, 순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노 관장의 재산은 230억원대로 추정되고 한남동에 430㎡(약 130평) 규모의 저택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저택은 유명 웨딩스튜디오가 임차하고 있는데, 인근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월세는 1200만~2000만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