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이 부산에 신규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업체 간 인력 확보 경쟁이 심화하자 거제도 본사보다 접근성이 좋은 부산에 새로운 거점을 만들어 인력을 유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조직 중 일부를 떼어내 부산에 새로 마련할 사무소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거제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특수선 사업부 등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부산 사무소 근무에 대한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연구·개발 인력이 부산 사무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부산에는 부산대학교 등 한화오션과 연계된 시설이 다수 포진해있다. 현재 한화오션은 각 사업부의 영업이나 마케팅 등 사무를 담당하는 조직은 서울사무소에서, 선박 생산이나 연구 등을 담당하는 조직은 본사인 거제사업장에서 근무한다. 한화오션 측은 “중장기적인 인력 확보 차원에서 초기 검토 단계에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의 도심 접근성이 떨어져 신규 인력을 유인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본사는 거제도 옥포항 인근에 있다. 지난 2010년 거가대교가 개통됐지만, 부산 도심까지는 여전히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서울역까지는 자동차와 기차로 4시간 넘게 걸린다.
한화오션뿐 아니라 다른 조선업체들도 도심과 수도권에 신규 거점을 세우고 있다. 통상 조선업은 실무 역량을 습득하는 데 5~10년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경력직을 경쟁사에 뺏기면 손실이 크다.
한화오션처럼 거제도에 조선소가 있는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0억원을 투입해 부산에 1700㎡(약 500평) 규모의 연구개발(R&D) 거점을 세웠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경기도 판교에 글로벌 R&D(GRC)센터가 있고, HD현대중공업(329180) 조선소가 있는 울산에도 연구시설이 마련돼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신규 인력들은 거제도 본사 근무를 꺼릴 수 있다. 특히 연구조직은 경쟁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잦다 보니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도심에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