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329180) 노사가 노동조합의 협상 거부로 중단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약 한 달 만에 재개했다.

22일 HD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교섭 재개는 사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전날 27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이번주에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측은 “단체교섭 지연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교섭이 재개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노조도 예고된 파업을 철회하고 대화에 집중해 교섭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8일 울산조선소 사업장 내에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 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부터 3~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지난 18일부터는 7시간 파업으로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이날부터 이번 주 내내 7시간 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노조는 사업장 내 물류 거점 파업으로 실제 생산 등에 타격을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매출 3조5343억원(전년 대비 23.9% 증가), 영업이익 1848억원(전년 대비 1332.6% 증가)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양호한 실적이지만,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약 2200억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3분기 조업일수가 파업과 휴가 등으로 평균 대비 13% 감소한 영향이다.

사측은 교섭을 재개하면서 3차 제시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5일 사측은 기본급 12만25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원+30만원(상품권), 성과급 지급기준 변경(매출목표 달성률+영업이익률 1%당 50%+중대재해 미발생 시 50%, 상·하반기 각 25%) 등을 노조 측에 제안했다. 노조는 사측 제시안이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친다며 거부했다.

조선업계는 17년 만에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어 노조의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다. 노조는 교섭 초기부터 기본급 19만48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등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노사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HD현대중공업 노조 부분파업 당시 노사 양측의 물리적 마찰로 부상자가 발생했고, 노사 양측의 고소로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은 노조를 특수상해·업무방해·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노조는 공동상해·폭행죄로 사측을 맞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