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034020)를 인적분할해 두산밥캣(241560)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을 세우고, 해당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454910)를 합병해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는 사업 구조 재편안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안건을 각각 의결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 / 두산 제공

이번 사업 구조 재편안은 지난 7월 발표한 내용과 구조적으로는 같지만,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재산정됐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지분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의 합병 비율은 1대 0.043으로 공시됐다. 이는 기존 비율인 1대 0.031에서 상향조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분할합병 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는다. 두산 측은 “비율 변경 전에 비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경 비율에 따른 보유 주식 가치는 지난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이에 대해 두산 측은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또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투자 법인(두산밥캣 지분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했다”라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높아질 두 회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 향후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면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려고 했으나, 주주 반발과 금융당국 압박으로 지난 8월 말 이를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