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33)씨와 미국 해병대 예비군 장교 케빈 황(34)씨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결혼식을 올린 가운데 두 사람의 결혼식에 대한 후기가 온라인상에서 속속 공개되고 있다.
이날 결혼식엔 최 회장은 물론,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 최인근 SK E&S 매니저를 비롯해 최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 부회장과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가(家) 구성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 회장과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이날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앉았으며 딸 부부와 함께 가족사진도 함께 찍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노 관장 동생이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도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재계 거물들도 이날 민정씨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이재현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결혼식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민정씨와 황씨는 군 복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정씨는 지난 2014년 해군 사관 후보생으로 지원한 후 소위로 임관했다. 신랑 황씨도 미 해병대와 주한미군 등에서 다양한 군 경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2020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살 때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황씨는 미 국방부에서 근무 중이었고, 민정씨는 워싱턴 DC에 있는 SK하이닉스 인트라(국제 통상과 정책 대응을 하는 업무 조직)에서 일하고 있었다. 당시 두 사람은 군 경험을 공유하며 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경험이 이어준 결혼답게 결혼식엔 미군 전통을 존중하는 예식이 포함됐다. 식 시작에 앞서 한미 전우를 위한 묵념 시간이 진행됐다. 식장 한쪽엔 훈장·군번줄·장미·레몬을 올려둔 빈 테이블도 있었다. 미국 군대에서 실종·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는 ‘실종자 테이블’ 전통을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결혼식은 주례 없이 진행됐다. 사회는 신랑·신부 지인이 맡아 영어·한국어로 동시에 진행했다. 신랑·신부가 상대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독했고, 신부 쪽에선 언니 윤정씨가, 신랑 쪽에선 남동생이 축사를 준비해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