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은 현재 진행 중인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차입금으로 마련했기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풍이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14일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의적립금을 사용하는 것은 배임이며, 향후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도 불리하다는 주장은 허위일 뿐 아니라 명백한 시장교란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제공 뉴스1

고려아연은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인용해 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만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임의적립금을 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상법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일 같은 재판부가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1차 가처분)을 기각했기 때문에 이번에 제기한 2차 가처분도 기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차 가처분의 심문기일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됐다.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고려아연이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3조원대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할 수 있는지다. 영풍 측은 임의적립금을 제외하면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한도가 600억원 미만이어서 조 단위 자기주식 매입을 위해서는 주주총회를 열어 임의적립금을 이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이미 시작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는 기업의 해산이나 파산 등 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고서는 취소가 불가능하다”며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실체 없는 법적 공방을 만들어 수많은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