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家) 차녀 민정씨의 결혼식은 100m 밖부터 시작된 철통 보안 속에 치러졌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나란히 결혼식에 참석한 가운데,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며 눈길을 끌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씨와 신랑 케빈 황씨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비스타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양가 친인척 및 SK그룹 경영진, 재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결혼식은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됐다. 건물 100m밖에는 결혼식에 초대된 인원 외에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세워졌다. 직원들은 들어오는 트럭 등 차량을 막으며 신원을 파악하기도 했다. 건물 정문에는 어두운 색상의 가림막이 세워져 참석하는 사람의 얼굴을 철저히 가렸다. 1층에서는 초대된 명단에 포함됐는지 확인을 받은 후 결혼식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재계 인사들은 결혼식 전 차례로 도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267250)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그룹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참석했다. SK그룹 주요 경영진들은 식 시작 약 1시간 전부터 결혼식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K그룹 오너가 인사들과 외가인 故(고) 노태우 대통령의 일가 친척들도 자리했다. 이날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노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현 변호사도 식장을 찾았다.
주례 없이 진행된 예식은 약 2~3시간 정도 이어졌다. 이날 민정씨는 부친인 최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단독 입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랑과 신부가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미국 해병대 장교 출신 신랑과 우리 해군에 몸담았던 신부답게 한미 전우를 위해 묵념하는 시간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객들은 결혼식장에서 나눠준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꽃을 한 아름 안고 오후 3시 30분을 전후로 결혼식장을 빠져나갔다. 이재용 회장은 오후 3시 35분쯤, 구광모 회장은 3시 45분쯤 차를 타고 이동했다. 총수들은 대부분 오후 4시 이전에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이 차례로 빠져나갔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날 민정씨 결혼식에 나란히 참석해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본식 전 하객 맞이에도 나서고, 혼주석에 나란히 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오후 4시쯤 식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은 5월 항소심 이혼 판결 후 처음 만났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 3월과 4월 서울고법 가사2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변론 기일에 출석해 대면한 적은 있지만, 지난 5월 이후로는 만난 적이 없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5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민정씨의 예비 신랑인 케빈 황씨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다. 다음 달에는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의 군수 분야 관련 보직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군’이라는 공통점을 씨앗으로 사랑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씨 역시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2015년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에 파병됐고, 2016년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