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동 출장길에 오른다. 중동 주요국에서 에너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중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다. 그는 다음 달 1일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 합병 법인 출범에 앞서 원유 생산지인 중동 주요국 왕실과 대통령 등을 만나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E&S와 합병 안건을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양사는 오는 11월 1일 매출 88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된다.

AI, 반도체 등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비롯한 중동 주요국은 오일머니를 앞세워 AI 등 첨단기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TSMC와 삼성전자가 UAE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 등이 보도되기도 했다.

SK그룹은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 재원을 확보해 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103조원을 투자하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도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22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올해 5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을 각각 서울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